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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래 보아야 아름답다.
이탈리아 화가 조르조 모란디는 평생 볼로냐의 작은 방 한 칸에서 살며,
침실 겸 작업실에서 병과 주전자, 몇 가지 그릇만을 그렸습니다.
벼룩시장에서 산 흔한 병의 상표를 떼어 물감을 입힌 뒤 선반에 올려 두고 오래 바라보며,
같은 병을 수십 년 동안 되풀이해 그렸습니다.
그는 늘 같은 것만 그렸지만, 지루하지 않았습니다.
병을 한 틈만 옮겨도 빛이 달라지고 그림자의 길이가 변했기 때문 입니다.
겉으로 보기엔 어제와 다를 것 없는 병이었지만,
그는 볼 때마다 새로운 표정을 읽어냈습니다.
그런 미세한 차이는 오래 지켜본 사람만이 알아챌 수 있습니다.
그의 그림 속 낡은 그릇들이 부억의 식기와 달리 아름다운 이유도 그때문입니다.
우리도 날마다 같은 식탁에 앉아 같은 얼굴을 마주하지만,
익숙해질수록 시선은 짧아집니다.
아이가 언제 저만큼 자랐는지,
부모님 손등에 언제 주름이 깊어졌는지 모른 채 지내기도 합니다.
가장 가까운 사람을 가장 대충 바라보는 셈입니다.
아름다운 풍경을 찾아 멀리 떠나는 계절입니다.
낯선 곳은 처음 보기에 아름 답습니다.
반면 오래 보아야 더 아름다운 것들이 있습니다.
모란디의 병처럼 곁에 있는 사람도 들여다본 시간만큼 다르게 보입니다.
늘 마주 앉는 사람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세요.
그동안 놓쳤던 고마운 시간의 흔적이 담겨 있을 지도 모릅니다.
올여름엔 먼 곳의 풍경보다 가까이 있는 사람들의 얼굴에서 진정한 아름다움을 발견하시길 바랍니다.
오늘의 양식 출처 : 여의도순복음교회 주보 2026. 8. 9.
이미지 사진 출처 : 네이버 블로그